| 최초 작성일 : 2026-01-23 | 수정일 : 2026-01-23 | 조회수 : 18 |

9년새 고령화율 21→56%…"지금 농촌이 10년 뒤의 한국" (서울경제 2026.01.22) "농가 인구 200만명선 무너져 15년만에 100만명 넘게 감소" "1인 쌀소비량 年54㎏…3.4%↓" ------------- 지금 농촌이 10년 뒤의 한국이라면 아침 뉴스 한 줄이 오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9년 만에 고령화율이 21%에서 56%로 뛰었다. 숫자는 차갑지만,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농촌의 풍경 하나를 떠올렸다. 낮은 담벼락. 닫힌 슈퍼. 버스 정류장에 적힌 시간표는 있지만, 정작 버스는 하루에 몇 번 오지 않는다. 사람이 사라진 자리에 시간만 남아 있는 곳. 우리는 흔히 농촌을 ‘뒤처진 공간’이라 부른다. 발전이 덜 된 곳, 도시가 먼저 가고 농촌이 나중에 따라오는 곳. 그런데 오늘 이 기사는 그 순서를 조용히 뒤집는다. 농촌은 뒤처진 것이 아니라, 먼저 늙어버린 곳일지도 모른다. 숫자가 아니라 풍경으로 다가오는 고령화 고령화율 56%. 이제 농촌에서는 두 사람 중 한 명 이상이 노인이다. 이 말은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뜻이 아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뜻이고, 돌볼 사람이 적다는 뜻이며, 결정을 대신 내려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밭은 있지만 밭을 갈 손이 없고, 집은 있지만 그 집에 남을 사람이 없다. 이 풍경은 낯설지 않다.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봐왔다. 다만 도시의 미래로는 아직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농촌은 실험장이 아니라 예고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농촌은 특수하다.” “도시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출산율이 가장 먼저 무너진 곳이 농촌이었고, 병원이 사라진 곳도 농촌이었으며, 학교가 폐교된 곳도 농촌이었다. 그리고 그 일들은 시간을 두고 도시로 옮겨왔다. 농촌은 실패 사례가 아니다. 가장 먼저 현실을 맞은 장소다. 지금 농촌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인구 구조가 선택지를 지워버린 결과다. 우리는 아직 ‘준비할 시간’이 있다고 믿는다 이 기사를 읽으며 나는 나 자신에게 묻는다. 우리는 왜 아직도 “10년 뒤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믿을까. 10년은 멀지 않다. 한 세대가 늙기에 충분한 시간이고, 한 정책이 효과를 내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농촌에서 이미 벌어진 일들은 “만약 대비하지 않으면”이 아니라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다. 지금 농촌이 10년 뒤의 한국이라면 그렇다면 이 질문은 피할 수 없다. 그때 우리는 누가 남아 있을까. 누가 돌볼까. 누가 결정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때 우리는 지금을 어떻게 기억할까.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고 할까. 아니면, 이미 보고도 외면했다고 할까. 농촌은 조용하다. 하지만 그 침묵은 예고다. 지금 우리가 듣지 않으면, 10년 뒤에는 그 조용함이 한국 전체의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