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1-09 | 수정일 : 2026-01-09 | 조회수 : 27 |

“매년 아파트 관리실 직원들 호텔서 식사 대접”…안성기 미담 온라인 화제 (문화일보 2026-01-08) ------------------- 당연했어야 할 일이 왜 이렇게 특별하게 느껴질까 (안성기 미담을 보며) “매년 아파트 관리실 직원들을 호텔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했다.” 이 문장을 읽고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사실이 먼저 조금 낯설었다. 왜일까. 이건 누군가를 살린 이야기도 아니고, 엄청난 희생이 필요한 일도 아니다. 그저 사람을 사람으로 대했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위치의 틀이 있다. 위에 있는 사람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아래에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조심하게 된다. 이 틀을 깨는 일은 말보다 훨씬 어렵다. 모두가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떠올리는 일은 흔하지 않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관리직원, 경비원, 청소노동자를 함부로 대하다가 벌어진 사건들이 뉴스가 되는 사회라는 것을. 말 한마디로, 태도 하나로, 사람을 얼마나 쉽게 아래로 밀어내는지도 여러 번 보아왔다.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정중하게, 조용히,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사람을 손님처럼 대하는 장면이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가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챙기는 모습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장면은 대개 사진이 남고, 기사가 되고, 칭찬이 따라온다.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런 방식에 너무 익숙해졌다. 그래서 안성기의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특별히 알릴 이유도 없었고, 매년 반복됐으며, 소리 없이 이어진 일이었다. 무엇보다 그 장소가 호텔이었다는 점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는다. 호텔은 누군가를 ‘대충’ 대하는 공간이 아니다. 옷차림을 갖추고, 자리를 준비하고, 정중히 맞이해야 하는 장소다. 관리실 직원들을 그런 공간으로 초대했다는 건 호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당신을 손님으로 대하겠다는 태도. 이건 친절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선택이다. 어쩌면 이 일은 어렵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일일지 모른다. 엄청난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결정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장면이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건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당연한 일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어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뉴스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유는 안성기가 훌륭한 사람이어서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렇게 평범한 일이 평범하지 않게 느껴지는 사회가 조금은 이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사람을 정중히 대하는 일을 미담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언제부터 조용히 반복되는 배려를 특별한 이야기로 소비하게 되었을까. 이 이야기는 누군가를 우러러보게 만들기보다는, 조용히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나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는지 그 태도는 정말 당연한 수준인지 어쩌면 이 뉴스는 본보기를 세우려는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이렇게 묻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당연했어야 할 일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드문 일이 되었을까. 그래서 이 뉴스는 소리 없이, 오래 남는다.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훌륭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너무 오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