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08 | 수정일 : 2025-12-08 | 조회수 : |

● 정년이 늘어난다는 뉴스가 왜 젊은 세대에게는 반가움보다 ‘막힘’으로 들릴까 정년 연장은 표면적으로는 좋은 이야기다. 더 오래 일하고, 더 오래 안정적으로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2030에게 이 뉴스는 조금 다르게 들린다. 누군가의 시간이 늘어날 때, 나의 시간이 미뤄지는 느낌. 이 감정은 불만도 아니고, 이기심도 아니다. 그저 “나는 언제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조용한 질문이다. ●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한 구조 한국 합계출산율 0.72명(세계 최저) 고령인구 비중 2025년 21% 돌파(초고령사회) 생산가능인구 2020~2030년 280만 명 감소 신규 청년 일자리 증가율 정체 수준 이 숫자들은 같은 이야기를 한다. “청년은 줄어드는데, 자리는 더 늦게 열린다.” 정년 연장은 연착륙 장치이지만, 청년에게는 더 늦게 출발하는 인생을 의미한다. ● 세대 간 기회구조(Intergenerational Opportunity Structure)’ 사회학에서 말하는 이 개념은 세대별로 기회가 열리는 순서와 속도를 의미한다. 문제는 지금 한국에서 이 구조가 뒤엉키기 시작했다는 것. 위세대는 “지속”을 원하고, 아래세대는 “시작”을 원한다. 그리고 두 욕구가 부딪히는 지점이 바로 정년 연장이다. ● 카페에서 들은 짧은 대화 어제, 20대 둘이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정년 65세 되면… 우리 팀장님이 더 오래 계시는 거 아니냐?” “그럼 승진도, 자리도… 다 미뤄지겠네.” 그 말은 단순한 불평이 아니었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내 자리는 언제 생기는가’라는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뉴스는 이 마음을 설명하지 못한다. 에세이는 이런 마음을 기록해야 한다. ● 정년 연장은 필요하다. 하지만 ‘설명’이 필요한 것은 청년이다 정년 연장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선택이다. 노령화 속도와 국민연금을 고려하면, 연장은 거의 ‘필수 정책’이다. 그러나 2030이 느끼는 불안은 경제학의 영역이 아니라 심리학의 영역이다. 내 인생의 시작선이 뒤로 밀리는 느낌 순서가 바뀌는 느낌 구조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 느낌 이 감정이 쌓이면 세대 간 신뢰가 균열된다. ● 오늘의 질문 정년은 늘어나고, 청년의 시간은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시간의 비대칭’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