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1-16 | 수정일 : 2026-01-16 | 조회수 : 20 |
"새해 고민 상담은 여기서…" MZ들 새벽부터 오픈런 (아시아경제2026.01.15 ) "신년을 맞아 연초에 사주나 운세를 보는 문화가 MZ세대의 신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상하게 낯설지 않은 장면 새해가 되자 젊은 사람들이 사주와 운세를 보러 새벽부터 줄을 선다는 뉴스를 읽었다. 이상하게도 놀랍지 않았다. 유행이라서도 아니고, 미신을 믿어서도 아닌 것 같았다. 그보다는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미래가 궁금해서라기보다는 사주나 운세를 보는 이유가 정말로 미래를 알고 싶어서일까. 나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정확한 답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아무 말이나라도 누군가에게서 듣고 싶었던 건 아닐까. “괜찮다” “지금은 좀 힘들다” “올해는 버텨야 한다” 그 말이 논리적이든, 근거가 있든 없든 그냥 누군가의 입에서 내 상황을 대신 말해주길 바랐던 건 아닐까. 상담 대신 운세를 선택하는 사회 뉴스에서는 한국 사회에 상담 문화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 말이 맞는지 틀린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요즘은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말을 꺼내는 순간 설명이 필요해지고, 비교가 따라오고, 조언이 쏟아진다. 그러다 보면 내가 왜 힘든지보다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가 먼저 정리된다. 차라리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아무 책임도 묻지 않는 사주나 운세가 더 안전한 상대처럼 느껴지는 건 아닐까. 새해라는 시간의 잔인함 새해는 늘 희망의 계절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새해가 불안을 가장 선명하게 만드는 시점이기도 하다. 또 한 해가 시작됐고 나는 여전히 제자리인 것 같고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고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럴 때 “올해는 조심하라” “지금은 때가 아니다” 같은 말조차 이상하게 위로처럼 들릴 수 있다. 적어도 내 혼란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확인이 되니까. 불안을 말하지 못하는 사회 이 뉴스를 보며 나는 MZ세대를 분석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이 사회가 불안을 말할 언어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불안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걸 말하는 순간 약해 보일까 봐, 뒤처진 것처럼 보일까 봐 입을 다물게 되는 사회. 그러다 보니 불안은 사람에게 가지 못하고 운세에게로 향하는 건 아닐까. ⛔️ 남겨진 생각 사주나 운세를 보는 게 옳다거나 틀리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런 질문은 남는다.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미래를 맞히는 말일까, 아니면 지금의 불안을 조용히 들어주는 누군가일까. 〖어쩌면 우리는 미래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금의 마음을 말할 곳이 없어서 운세 앞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