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1-15 | 수정일 : 2026-01-15 | 조회수 : 26 |

'경험의 멸종'을 거부할 결심 (매일경제 2026.01.14)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나온 '나는 거의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I rarely get outside)' : 최근의 생태학자는 논문을 쓸 때까지 연구 대상인 꽃잎을 단 한 번도 만져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 대신 그는 연구실에서 수백만 장의 이미지를 인공지능(AI)에 입력했다. AI는 순식간에 기온 변화에 따른 개화 시기를 분석해냈다. AI와 빅데이터 덕분에 우리는 방구석에서 지구 반대편을 실시간으로 본다.
“경험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감당하는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왜 점점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가 요즘 우리는 이상할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검색하면 답이 나오고, 영상은 친절하며, AI는 미리 정리해 준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점점 아무것도 직접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경험은 사라진 게 아니다 사람들은 말한다. “경험이 멸종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느낀다. 경험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경험을 감당하는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 ㅇ 기다리지 못하고 ㅇ 서툴음을 견디지 못하고 ㅇ 실패를 부끄러워하고 ㅇ 몸을 쓰는 일을 피한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잘할 수 없는 일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다. 기술은 편리해졌고, 인간은 약해졌다 기술은 분명 대단하다. AI는 빠르고, 정확하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기술이 대신해준 것은 노동만이 아니다. ㅇ 시행착오 ㅇ 어색함 ㅇ 실패의 감각 ㅇ 몸으로 배우는 시간 이 모든 것을 조용히 건너뛰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제 불편을 ‘극복해야 할 과정’이 아니라 ‘피해야 할 오류’로 여긴다. 불편을 견디지 못하는 사회 불편을 견디지 못하는 개인은 우연이 아니다. 그 사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해왔다. ㅇ 빨라야 한다 ㅇ 효율적이어야 한다 ㅇ 실수하면 낙오다 ㅇ 뒤처지면 개인 책임이다 이런 사회에서 누가 굳이 서툰 경험을 선택하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완성된 결과만 소비하는 인간이 되었고, 과정은 점점 사라졌다. ⛔️ 남겨진 생각 경험이란 잘해내는 것이 아니라 망설이고, 틀리고, 다시 해보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견디지 못하는 사회에서 인간은 점점 얇아진다. 더 똑똑해졌지만 더 약해진 존재.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정말 더 나은 인간이 되었을까. 아니면 불편을 견디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사상가 크리스틴 로젠은 말했다. “기술은 경험을 확장하지 않는다. 오늘날의 기술은 경험을 대체한다.” -------- “불편을 견디지 못하는 사회에서, 인간은 점점 연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