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1-08 | 수정일 : 2026-01-08 | 조회수 : 22 |

"12 of-the-moment hobbies to try this year"(워싱턴포스트 2026.1.7) "Take up fencing. Befriend a crow. Anything is better than scrolling on your phone. "올해 시도해 볼 만한 요즘 유행하는 취미 12가지" "펜싱을 배워보세요. 까마귀와 친구가 되어 보세요. 뭐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것보다는 나을 거예요. " ------------------- 취미가 이렇게 엉뚱해져도 괜찮을까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시도해 볼 만한 요즘 유행하는 취미 12가지’를 소개했다. 1.펜싱 배우기 (Fencing) 2.까마귀와 친구 되기 (Befriending a crow) 3.손으로 무언가 만들기 (Handcrafting / Making things by hand) 4.혼자 천천히 걷기 (Solo walking without purpose) 5.종이책 읽기 (Reading physical books) 6.악기 배우기 (Learning a musical instrument) 7.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기 (Film photography) 8.직접 요리해 먹기 (Cooking from scratch) 9.정원 가꾸기 (Gardening) 10.글씨 쓰기·손글씨 연습 (Handwriting / Calligraphy) 11.명상이나 조용한 호흡 연습 (Meditation / Breathwork) 12.디지털 기기 없이 보내는 시간 (Device-free time) 펜싱을 배워보라고 한다. 까마귀와 친구가 되어 보라는 말도 있다. 혼자 동네를 천천히 걷는 시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굳이 생산적이지 않은 활동에 몰두하는 일들. 읽다 보면 고개가 조금 갸웃해진다. 이게 취미라고? 우리 기준으로 보면 어딘가 실용적이지 않고, 어딘가 목적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간다. 잘해야 할 이유가 없는 시간들 이 취미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성과가 없다 효율을 따지지 않는다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펜싱을 배워도 누군가에게 증명할 실력은 필요 없다. 까마귀와 친구가 된다고 해서 이력서에 쓸 문장은 없다. 그런데도 해보라고 권한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잘하겠다는 생각 말고, 그냥 시간을 써보라고. 취미에도 목적을 달아온 우리의 시간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의 취미들이 떠오른다. 운동은 관리여야 하고 취미는 자기계발이어야 하고 시간은 의미 있어야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아무 쓸모없는 시간을 조금 불안해하게 되었을까. 취미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게 나한테 뭐가 되지?”를 묻는다. 까마귀와 친구가 된다는 말이 주는 감각 까마귀와 친구가 된다는 말은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인상적이다. 그건 성취의 언어가 아니라 관계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시간을 같이 보내는 감각. 이 기사 속 취미들은 모두 그 지점에서 만난다. 왜 마지막에 스마트폰 이야기가 나왔을까 기사는 이렇게 끝난다. 뭐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것보다는 낫다. 취미를 권하는 글이 왜 스마트폰 이야기로 끝났을까. 아마 이 기사에서 가장 말하고 싶은 건 펜싱도, 까마귀도 아닐 것이다. 주의력을 되찾는 일, 스크롤에서 벗어나 시간을 다시 손에 쥐는 감각. 이 기사를 읽으며 미국인들이 여유로워졌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너무 많은 자극과 정보 속에서 시간을 다시 회수하려는 몸짓처럼 보였다. 취미가 엉뚱해질수록, 삶은 어쩌면 조금 더 절박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부터 쉬는 시간조차 설명해야 하는 사람이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