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2-02 | 수정일 : 2026-02-02 | 조회수 : 9 |

알림이 울릴 때마다 잠깐 숨이 멎는 느낌이 든다. 대단한 내용이 있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확인하지 않으면 내가 빠진 것 같고, 뒤처진 것 같고, 괜히 무례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결국 화면을 켠다.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과 연결돼 있는데, 이렇게 자주 말을 주고받고 있는데, 왜 대화는 점점 얕아지고 마음은 점점 더 고립되는 걸까. 단톡방에는 늘 사람이 많다. 회사, 가족, 학교, 동호회, 친구, 이제는 빠져나오기도 애매한 관계들이 하나의 방 안에 묶여 있다. 나가지 않으면 부담이고, 나가면 결례가 된다. 말은 넘치지만, 침묵은 허용되지 않는다. 읽고도 답하지 않으면 눈치가 보이고, 답을 하면 또 다른 대화가 시작된다. 그래서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계속 그 자리에 머문다. 이게 연결이라면, 너무 피곤한 형태의 연결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연결의 역설(The Paradox of Connectivity)'이라고 부른다. 연결 수단이 늘어날수록 관계의 질은 오히려 얇아지는 현상. 항상 접속돼 있어야 한다는 압박이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든다는 역설. 예전엔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냥 “오늘은 바쁜가 보다” 하고 넘겼다. 지금은 읽음 표시 하나로 마음의 온도를 재단한다. 답이 늦으면 이유를 상상하고, 이유를 상상하다 보면 괜히 서운해진다. 단톡방은 친절한 얼굴을 한 감옥 같다. 자발적으로 들어왔지만 자유롭게 나갈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그 안에 있으면서도 완전히 참여하지 않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연결돼 있어야 할까. 이 정도의 연결이 정말 필요한 걸까. 혹시 우리는 관계 자체보다 “연결돼 있다”는 표시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연결이 많아질수록 혼자가 되는 시간이 줄어든다. 혼자가 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생각은 얕아진다. 생각이 얕아질수록 대화도 가벼워진다. 그래서 오늘도 단톡방을 끄지 못한 채 알림을 줄이고, 무음을 설정하고, 잠깐 숨을 고른다. 완전히 끊어내지는 못하지만 조금 떨어져서 바라본다. 연결이 나를 살리는지, 아니면 조용히 지치게 만드는지. 이렇게 연결돼 있는데도 이렇게 혼자인 이유를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