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23 | 수정일 : 2025-12-23 | 조회수 : |

"Kimchi, made in China: how South Korea’s national dish is being priced out at home" "중국산 김치: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가 국내에서 가격 때문에 외면받고 있는 이유"(가디언2025년 12월 22일) "올해 첫 10개월 동안 한국은 1억 5,900만 달러 상당의 김치를 수입했는데, 이는 거의 전량 중국산이었다." "한국은 김치를 수출보다 수입하는 양이 더 많은데, 값싼 중국산 김치가 국내 시장에 자리 잡으면서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김치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지만, 식당들이 저렴한 수입 김치를 선호하며 자신의 제품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시장을 빼앗겼습니다." --------------------- 가디언이 주목한 것은 ‘값싼 중국산 김치’ 그 자체가 아니다. 외신의 시선은 더 깊다. 수입 김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넘어, 그 선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한국 사회의 의식 구조를 묻는다. 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계절의 노동과 손의 기억, 집집마다 다른 맛의 축적이 쌓여 만들어진 문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세계에 알려졌고, 국민 음식이라는 이름으로 오래 불려왔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김치가 점점 정체성보다 단가로 먼저 판단된다. 올해 한국이 수입한 김치의 대부분은 중국산이었다. 식당과 급식 시장은 비용을 기준으로 움직였고, 국내 생산자들은 “우리는 이 시장을 잃었다”고 말한다. 이 장면은 애국심의 결핍이나 취향의 변화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불편한 질문을 남긴다. 문화는 누가, 어떤 비용으로 지키는가. 불확실한 시대에 사람들은 의미보다 지속 가능성을 계산한다. 외식비는 오르고, 원가는 부담스럽고, 식당은 생존을 위해 가장 빠른 해답을 택한다. 그 선택은 합리적이다. 문제는 그 합리성이 반복될 때다. 문화는 말로는 존중되지만, 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대체 가능한 항목이 된다. 가디언의 관찰은 차갑다. 한국이 세계에 자랑해 온 대표 음식이 정작 내부에서는 가장 쉽게 교체되는 선택지가 되었음을 지적한다. 이는 전통의 패배라기보다,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옅어졌다는 신호에 가깝다. 우리는 여전히 김치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 비용을 요구하는 순간, 얼마나 견고한지는 분명하지 않다. 음식에 담긴 혼은 말로 지켜지지 않는다. 결국 남는 것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반복했는가다. "김치를 대하는 태도는, 우리가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의 축약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