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23 | 수정일 : 2025-12-23 | 조회수 : |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묻다…내년 출판계가 주목한 질문들"(동아일보 2025-12-22) "불확실한 시대 해석해줄 책 인기" ------------------------ 요즘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강한 감정은 불안이다. 그 불안은 막연하지만 일상 깊숙이 스며 있다. 일자리는 안정적이지 않고, 기술은 너무 빠르며, 경제와 세계 정세는 내일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무엇이 문제인지보다, 무엇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감각이 사람들을 붙잡는다. 출판계가 주목한 내년의 흐름은 이 불안을 정면으로 가리킨다. 성공법이나 확신의 언어가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를 해석해 주는 책’이 읽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람들이 더 똑똑해져서가 아니라, 불확실성에 더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이전의 독서는 길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가까웠다. 지금의 독서는 다르다. 사람들은 길을 묻기보다, 이 혼란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확인을 원한다. 그래서 책은 방향을 제시하기보다, 불안을 구조로 설명하고 감정을 언어로 번역한다. 불확실성은 이제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다. 경제, 기술, 관계, 미래 설계까지 모든 영역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기본 조건이 되었다. 이런 시대에 단정적인 답은 오히려 의심을 부른다. 확신은 짧고, 질문은 오래 남는다. 사람들이 찾는 책의 주제도 그에 따라 바뀐다.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보다 “왜 이렇게 불안해졌는가”, “이 불확실함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가 중심이 된다. 책은 더 이상 해답지가 아니라, 불안을 해석해 주는 지도가 된다. 불확실한 시대를 다루는 책이 늘어나는 것은 불안이 커졌다는 증거이자, 그 불안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시도의 흔적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답을 원하지만, 그 답이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 책은 설명보다 해석을 선택한다. "불확실한 시대에 사람들은 미래의 답보다, 현재의 불안을 이해해 주는 언어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