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18 | 수정일 : 2025-12-18 | 조회수 : |
Daily News Essay는 뉴스를 요약하지 않습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을 반복하지 않고, 그 뉴스가 내 일상에 남기는 감정과 균열을 짧은 에세이로 기록합니다. 이 글은 해설도, 사설도 아닙니다. 숫자와 주장 대신, 우리가 그 뉴스를 읽으며 느꼈지만 말로 옮기지 못했던 감각에 집중합니다.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이 뉴스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에서 출발해, 오늘 하루의 생각 하나를 남기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짐 싸는 은행원들…40대에 줄줄이 "나가라" (SBS 2025. 12. 17) ---------------------- 은행에서 40대가 짐을 싼다는 뉴스는 이제 놀랍지 않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장면을 모두가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마치 예정된 순서였다는 듯이. 이들은 실패자가 아니다. 성실했고, 규칙을 따랐고, 시스템이 요구한 방식대로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조직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비용으로 계산하기 시작한다. 성과보다 연령이 먼저 고려되는 순간, 개인의 노력은 설명력을 잃는다. 퇴직은 선택처럼 말해진다. “다음 단계를 준비하라”는 말은 부드럽지만, 선택지는 이미 좁아져 있다. 버티거나 나가거나. 그 어느 쪽도 진짜 선택은 아니다. 이 장면에서 사회는 개인에게 책임을 넘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 준비하지 못한 사람. 하지만 준비할 수 없는 구조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퇴직은 사건이 아니라, 이미 끝나 있던 계산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