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17 | 수정일 : 2025-12-17 | 조회수 : |
Daily News Essay는 뉴스를 요약하지 않습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을 반복하지 않고, 그 뉴스가 내 일상에 남기는 감정과 균열을 짧은 에세이로 기록합니다. 이 글은 해설도, 사설도 아닙니다. 숫자와 주장 대신, 우리가 그 뉴스를 읽으며 느꼈지만 말로 옮기지 못했던 감각에 집중합니다.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이 뉴스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에서 출발해, 오늘 하루의 생각 하나를 남기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중국과 기술격차 보고서는 ‘옛말’…이젠 추격하기도 어려워” (한겨레 2025-12-16) ------------------------ 우리는 오랫동안 같은 말을 되뇌어왔다. “조금 늦었을 뿐이다.” “따라잡을 수 있다.” 그 말이 위안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비교가 성립하지 않기 시작했다.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같은 길에서 누가 더 빨리 가느냐를 계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다른 길을 선택해 놓았다. 이제 와서 속도를 말하는 것은 지도 없이 달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격차는 하루아침에 벌어지지 않는다. 다만 깨닫는 순간이 늘 늦게 찾아올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벌어졌나”라고 말한다. 사실은 오래전부터 그랬다. 뒤처진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늦게 드러났을 뿐이다. 이 뉴스가 불편한 이유는 기술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에게 해온 위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추격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