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17 | 수정일 : 2025-12-17 | 조회수 : |
Daily News Essay는 뉴스를 요약하지 않습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을 반복하지 않고, 그 뉴스가 내 일상에 남기는 감정과 균열을 짧은 에세이로 기록합니다. 이 글은 해설도, 사설도 아닙니다. 숫자와 주장 대신, 우리가 그 뉴스를 읽으며 느꼈지만 말로 옮기지 못했던 감각에 집중합니다.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이 뉴스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에서 출발해, 오늘 하루의 생각 하나를 남기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Gen Z's search for decorrative collectibles is fueling vinyl sales"(CNN , Dec 14,2025) "Z세대의 장식용 수집품에 대한 수요가 LP 음반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Z세대 팬의 56%는 LP음반의 미적감갇 때문애 좋아하고,37%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좋아한다" ------------------------- 우리는 요즘 물건을 사용하지 않아도 사랑한다. 듣지 않는 LP를 사고, 열지 않는 책을 꽂아두고, 켜지지 않는 기계를 방 한가운데 둔다. 그 물건들이 말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감각을 가진 사람이다.” LP는 더 이상 음악을 재생하지 않는다. 그 대신 시간을 재생한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았던 시절, 모든 것이 한 번쯤 멈춰 서도 되었던 감각. 바늘을 올리지 않아도 그 정서는 이미 완성된다. 이 소비는 낭만이 아니다. 결핍에 가깝다. 너무 많은 것이 즉시 제공되는 시대에 우리는 더 이상 선택한 느낌을 갖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설명해주는 것’을 산다. 우리는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사고 있다. LP는 음악이 아니라 태도다. 속도에서 한 발 물러나 있다는 표식, 알고리즘 대신 나의 취향을 믿고 싶다는 작은 저항. 이제 물건은 쓰임을 증명하지 않는다. 대신 나의 방향을 증명한다. 그래서 우리는 듣지 않아도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진다. 그 물건이 지금의 나를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말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