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16 | 수정일 : 2025-12-16 | 조회수 : |
Daily News Essay는 뉴스를 요약하지 않습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을 반복하지 않고, 그 뉴스가 내 일상에 남기는 감정과 균열을 짧은 에세이로 기록합니다. 이 글은 해설도, 사설도 아닙니다. 숫자와 주장 대신, 우리가 그 뉴스를 읽으며 느꼈지만 말로 옮기지 못했던 감각에 집중합니다.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이 뉴스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에서 출발해, 오늘 하루의 생각 하나를 남기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혼밥·혼술 늘었지만 외로움 지수는 상승(한겨레, 12월 15일) 1인 가구 증가에도 사회적 고립 심화(서울신문, 12월 14일) 연결 과잉 시대의 외로움(경향신문, 12월 13일) --------------------- 혼밥과 혼술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카페의 1인 좌석은 늘었고, 집은 혼자 지내기 편리해졌다. 사회는 말한다. 이제 우리는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그러나 통계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혼자 사는 사람은 늘었지만, 외로움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주, 더 깊게 보고된다. 이 모순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문제는 ‘혼자 있음’이 아니라 연결의 방식이다. 우리는 혼자 있어도 연결되어 있다고 배웠다. 메신저, 피드, 알림. 항상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감각. 그러나 그 연결은 기다림을 요구하지 않고, 침묵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관계는 가벼워졌고, 부재는 더 선명해졌다. 혼자라는 사실보다, 의미 있게 불려지지 않는 상태가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든다. 이 감정은 한병철(Byung-Chul Han)이 말한 ‘피로사회’의 정서적 결과에 가깝다. 우리는 혼자가 되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연결되어야 해서 지쳐 있다. 이 사회에서 외로움은 구조의 결과이면서도 개인의 감정으로 환원된다. 왜 더 나가서 만나지 않느냐, 왜 관계를 만들지 않느냐는 질문. 그러나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왜 관계를 유지할 시간과 에너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가. 혼자 사는 삶은 실패가 아니다. 문제는 그 삶을 지탱할 공동의 리듬이 없다는 데 있다. 각자 흩어져 자유로워졌지만, 함께 머물 수 있는 속도는 사라졌다. 그래서 이 사회의 외로움은 쓸쓸함이 아니라 피로에 가깝다. 사람을 그리워해서가 아니라, 계속 연결되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혼자 있음이 자유가 되려면, 연결되지 않아도 괜찮은 사회가 먼저 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