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13 | 수정일 : 2025-12-13 | 조회수 : |
Daily News Essay는 뉴스를 요약하지 않습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을 반복하지 않고, 그 뉴스가 내 일상에 남기는 감정과 균열을 짧은 에세이로 기록합니다. 이 글은 해설도, 사설도 아닙니다. 숫자와 주장 대신, 우리가 그 뉴스를 읽으며 느꼈지만 말로 옮기지 못했던 감각에 집중합니다.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이 뉴스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에서 출발해, 오늘 하루의 생각 하나를 남기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삼성전자 없으면 어쩌나’…결국 우려하던 일 벌어졌다」(한국경제, 2025.12.12) 「대기업 의존 경제, 리스크는 어디로 가나」 (경향신문, 2025.12) 「산업 다각화 지연… 한국 경제 구조적 취약성」 (한겨레, 2025.11) 「특정 기업 실적에 흔들리는 증시 심리」 (연합뉴스, 2025.12) -------------------------- “삼성전자 없으면 어쩌나.” 이 말은 기업 뉴스의 제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의 불안을 드러내는 문장이다. 특정 기업의 실적이 흔들릴 때마다 이 문장이 반복된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그 기업에 너무 많은 역할을 맡겨왔다는 신호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기업이 아니다. 수출, 고용, 기술 경쟁력, 주가, 국가 이미지까지 여러 기능을 동시에 떠안고 있다. 그래서 실적 부진은 경영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의 걱정으로 번진다. 주식 계좌를 보지 않는 사람도, 삼성전자 뉴스에는 이유 없이 긴장한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성과가 아니다. 문제는 대체 불가능성이다. 하나의 기업이 흔들릴 때 함께 흔들리는 영역이 너무 많아졌다는 사실. 다양한 엔진이 돌아가는 구조라면 한 곳의 부진은 조정의 신호일 뿐이지만, 의존도가 높을수록 그것은 위기의 전조로 읽힌다. 이 불안은 낯설지 않다. 우리는 이미 경험해왔다. “이 산업이 무너지면 어쩌지”, “이 회사가 빠지면 나라가 흔들리지 않을까.” 이 질문들이 반복될수록, 사회는 점점 단일한 기대 구조에 갇힌다. 한 기업에 희망을 모으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안정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상상력의 축소로 이어진다. 다른 가능성, 다른 성장 경로를 미리 접어두게 되기 때문이다. 이 뉴스가 불편한 이유는 분명하다. “삼성전자 없으면 어쩌나”라는 질문 속에는 이미 답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리는 다른 선택지를 충분히 키워오지 못했다는 사실. 불안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의존이 오래 지속될 때, 그 끝에서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