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13 | 수정일 : 2025-12-13 | 조회수 : |

「美 금리인하에도 오른 환율 … 한은 총재 느끼는 것 없나」(뉴데일리, 2025.12.12) 「미 금리 인하 이후 신흥국 통화 변동성 확대」 (Financial Times, 2025.12) 「원화 약세 지속… 시장은 정책보다 구조를 본다」 (한국경제, 2025.12) 「금리와 환율의 엇갈림, 투자 심리 위축 신호」 (연합뉴스, 2025.12) ---------------------- 우리는 배워왔다. 금리가 내려가면 경기가 숨을 고르고, 삶도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라고. 그래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언제나 안도의 신호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미국이 금리를 내렸는데도, 환율은 오히려 올랐다. 이 장면에서 사람들은 혼란을 느낀다. 정책은 완화되었다는데, 왜 체감은 더 불안해지는가.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한 나라의 신뢰, 미래에 대한 기대, 위험을 회피하려는 집단 심리가 한꺼번에 드러나는 지표다. 환율은 정책 발표를 믿지 않는다. 말보다 흐름에 반응한다. 금리 인하에도 원화가 약해졌다는 것은 시장이 묻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이 경제는 정말 안정되고 있는가.” 울리히 벡(Ulrich Beck)이 말한 리스크 사회에서 위험은 더 이상 공동으로 관리되지 않는다. 정책은 거시적 언어로 설명되지만, 그 결과는 개인의 일상으로 전가된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여행은 멀어지고, 수입 물가는 오르며, 저축의 가치도 흔들린다. 설명은 거시적이지만, 불안은 철저히 개인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금리보다 환율을 먼저 느낀다. 발표문보다 장바구니에서, 전망보다 카드 명세서에서 경제를 체감한다. 정책이 “괜찮다”고 말할수록, 환율은 더 솔직해진다. 이 뉴스가 불편한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이라는 말이 나올수록, 삶은 더 계산적으로 변해왔다는 것을. 금리는 내려갔지만,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는 감각은 오히려 더 또렷해졌다. 환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을 숫자로 조용히 반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