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2-06 | 수정일 : 2025-12-06 | 조회수 : |

오늘, 임금 뉴스가 유난히 무겁게 다가온 이유 우리는 월급이 줄지 않았는데도 삶이 줄어든 느낌을 받는다. 올해 실질임금 상승률은 0.7%, 작년에는 –1.1%, 그 전 해는 –0.2%. 숫자는 작지만, 그 숫자가 말하는 감정은 크다. “숨이 조금씩 얕아지고 있다.” ● 실질임금이 멈추면 멈추는 것은 ‘경제’가 아니라 ‘삶의 속도’ 경제학자 케인즈는 말했다. “임금은 현재의 대가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이다.”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기대도 멈춘다는 뜻이다. ㅇ 소비는 조심스러워지고 ㅇ 결혼은 미뤄지고 ㅇ 출산은 포기되고 ㅇ 이직은 모험이 되고 임금 정체는 숫자가 아니라 삶의 움직임 전체를 느리게 만든다. ● 숫자가 말해주는 한국의 ‘초기 일본화’ 한국 실질임금 증가율 변화: ㅇ 2015~2019년: 연평균 +2.6% ㅇ 2020년: +0.5% ㅇ 2022~2023년: 마이너스 ㅇ 2024~2025년: 1% 미만 일본은 1990년대 초반, 바로 이 구간에서 장기침체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생산성 정체(Productivity Stagnation)’라 부른다. 기업의 이윤은 쌓이는데, 노동자의 임금은 오르지 않는 현상. 한국도 지금, 그 초입에 서 있다. ● 월급은 그대로인데, 삶은 자꾸 얇아진다 SNS에서 한 가장이 쓴 글이 화제가 되었다. “아이 장난감 하나를 장바구니에 넣으려다, 세 번이나 다시 뺐습니다. 임금은 그대로인데, 모든 게 올라버렸네요.” 실질임금 정체가 남기는 진짜 흔적은 이런 작고 사적인 포기들이다. 사소한 포기가 반복되면 삶은 조용히 축소된다. ● 기대하락의 자기실현(Self-fulfilling Expectation) 경제학에서 ‘기대하락’은 단순 감정이 아니다. 사람들이 미래를 어둡게 예측하면 소비를 줄이고, 소비가 줄면 경제는 실제로 침체한다. 지금 한국의 임금 흐름은 이 자기실현적 예측의 문턱에 와 있다. ● 일본과 닮은 듯, 더 빠르게 닮아가는 나라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만든 요인은 기술 정체·내수 부진·고령화였다. 한국은 이 과정을 더 빠른 속도, 더 짧은 시간에 겪고 있다. ㅇ 세계 최저 출산율 0.72명 ㅇ 고령화 속도 OECD 1위 ㅇ 제조업 자동화로 일자리 구조 급변 숫자들은 모두 같은 말을 한다. “한국은 성장의 관성만으로 갈 수 있는 시대를 이미 지나왔다.” 임금이 멈춘 시대에,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삶의 속도를 다시 세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