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1-05 | 수정일 : 2026-01-05 | 조회수 : 20 |
“술집보단 홈술? MZ는 홈술도 안해”…카드결제로 본 2025 酒 소비트렌드 (매일경제 2026-01-03) " NH농협카드·하나로마트 데이터 2억여건 분석 - 지난해 술집 소비는 줄고, 마트 술 구매는 늘어" "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젊은 세대일수록 지난해 술 소비가 줄어든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 주점 소비와 마트 주류 구매 등 소비 방식과 무관하게 연령대가 낮을수록 술 소비량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 주점 소비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전년 대비 감소폭이 컸다." " ‘홈술’ 트렌드는 젊은 층이 아닌 60대 이상 시니어층이 높았다." ------------------- 어느 순간부터였다. “요즘 애들은 술을 안 마신다”는 말이 놀라움도, 비난도 아닌 사실 보고처럼 들리기 시작한 것이. 주점도 가지 않는다. 편의점 맥주도 줄었다. 집에서 혼자 마시는 홈술조차 선택지에서 사라졌다. 술을 줄인 것이 아니라, 술이 있던 자리를 통째로 비워버린 세대가 등장했다. 카드 결제 데이터 앞에서 이 변화는 분명하다. 20대의 술집 소비는 급감했고, 마트 주류 구매도 줄었다. ‘홈술 트렌드’는 젊은 층이 아니라 60대 이상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쯤 되면 질문은 바뀐다. 왜 안 마시느냐가 아니라, 왜 이 세대에게 술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는가다.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었다. 한국 사회에서 술은 늘 관계의 윤활유였고, 버티는 방법이었고, 하루를 견뎌낸 사람에게 주는 보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이미 충분히 지쳐 있다. 불안정한 일자리, 늘어나는 자기관리 비용, 관계에서의 피로, 그리고 언제든 기록되고 공유되는 사회. 이 조건 속에서 술은 긴장을 풀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또 하나의 에너지 소비가 된다. 다음 날을 망치고, 몸을 무겁게 만들고, 감정을 더 예민하게 만든다면 굳이 마실 이유가 사라진다. 이들은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계산하고 있다.
회식이 사라진 자리에 자유가 들어왔다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 자리에 함께 사라진 것도 있다. 술을 매개로 했던 느슨한 연대, 별 의미 없는 대화, 굳이 목적 없는 만남. 술은 때로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드문 사회적 면허였다. 그 면허가 사라진 사회에서 관계는 더 선명해졌지만, 동시에 더 부담스러워졌다. 그래서 이 세대는 마시지 않는다기보다, 관계 자체를 신중하게 고른다.
술을 끊은 세대는 더 건강해진 것일까, 아니면 더 피곤해진 것일까. 술이 사라진 자리에 운동과 자기계발이 들어왔다는 말은 어딘가 맞지만, 그만큼 쉴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변화를 ‘의식 있는 선택’으로만 불러도 될까. 아니면 회복할 여유가 사라진 사회의 신호로 읽어야 할까. "술을 끊은 것이 아니라, 이 세대는 더 이상 취해도 괜찮은 사회를 믿지 않게 되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