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1-03 | 수정일 : 2026-01-03 | 조회수 : 18 |
"한국 뒤늦게 ‘중국 배우기’…AI·로봇 첨단산업분야 위기감" (한겨레2026-01-02) "한국, 반도체마저 중국에 따라잡혔다"* ◼︎ (한겨레 2026,1.2) "중국의 자동차 굴기" (한국경제 2026.01.02 ) '중국車 누가 타냐' 무시당했는데…테슬라 제치고 세계 1위 (한국경제 2026.01.02 ) "중국은 이미 한국 추월했다”…샤오미공장 다녀온 산업장관의 고백 (매일경제 2025-12-17 ) ----------------------------- 최근 한국 언론에는 비슷한 제목의 기사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에서 한국을 따라잡았다는 이야기, 전기차에서는 이미 세계 1위가 됐다는 분석, AI·로봇 분야에서도 중국이 한국보다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경고들이다. 처음에는 과장처럼 들렸다. “아직 격차가 있다”, “시간의 문제다”, “품질은 다르다”는 반론도 많았다. 그러나 기사들이 쌓일수록, 불안의 결은 조금씩 달라졌다. 이건 단순한 기술 추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느낌 때문이다. 중국은 더 싸게 만드는 나라에서 더 빨리 전환하는 나라로 변하고 있었다.

이 장면을 기술 경쟁으로만 보면 핵심을 놓친다. 중국이 한국을 앞서게 된 결정적 순간은 기술을 더 잘 만들었을 때가 아니라, 게임의 규칙을 바꿨을 때였다. 중국은 내연기관이라는 기존의 승부장을 버렸다.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 격차를 따라가는 대신, 전기차·배터리·소프트웨어라는 새 판을 먼저 열었다. 이 선택은 우연이 아니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e)은 과거의 성공이 이후 선택을 제한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은 반도체·내연기관·제조 효율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그 성공의 경로를 쉽게 포기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실패가 많았기에, 기존 경로에 덜 묶여 있었다. 이 지점에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전형이 나타난다. 기존 강자가 지키는 룰이 아닌, 후발자가 유리한 룰로 판을 다시 짜는 순간이다. 중국은 추격하지 않았다. 차선을 바꿨다.
이제 질문은 “중국이 얼마나 앞섰는가”가 아니다. “우리는 왜 방향 전환을 이렇게 오래 망설였는가”다. 우리는 늘 계산했다. 기존 산업을 포기했을 때의 손실, 전환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 실패했을 때의 책임. 그 계산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계산이 길어지는 동안, 다른 누군가는 이미 다른 길로 출발하고 있었다. 중국의 추월이 불편한 이유는 그들이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우리가 결정을 미뤄온 시간을 정면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이 마주한 위기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그리고 선택의 문제는 늘 가장 늦게 체감된다. "추월당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결정을 미뤄온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