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5-11-12 | 수정일 : 2025-11-12 | 조회수 : |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은 지금 어디에서 오고 있을까요? 정부는 투자를 독려하고, 기업은 세제 혜택을 요구하며, 시민은 물가를 걱정합니다. 그러나 경제의 불씨는 결국 수요(Demand) 에서 시작됩니다. 이 글은 유효수요이론(Effective Demand Theory) 과 분배성장모형(Demand-led Growth Model) 을 통해, 소비와 기업투자가 어떻게 한국경제의 균형을 좌우하는지를 해석합니다. 2025년, 한국의 성장률은 1%대에 머물며 25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소득은 위로 쌓이고 소비는 아래에서 식습니다. 임금 정체, 투자 지연, 고용 불안이 얽혀 순환이 멈췄습니다. 결국 질문은 하나입니다. “성장은 소비가 끌까, 기업이 끌까?” 답은 단순하지 않지만, 길은 분명합니다. ‘먼저 쓰는 용기’가 경제를 움직입니다.

[한국은행] “가계소비 둔화, 경기회복세 제약 요인으로 작용” (2025.10) [통계청] “소매판매 3개월 연속 감소…비경기적 소비위축 지속” [대한상의] “기업 63%, ‘내수 부진이 투자계획 늦춘다’ 응답” [서울연구원] “서울 자영업자 4명 중 1명 ‘매출 30% 이상 감소’” [KDI] “심리적 경기침체, 통계보다 더 깊다” --------------------------------- 뉴스 속 지표는 매일 엇갈립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96.2로 기준선 아래, 민간소비 증가율은 1.8%에 그칩니다. 반면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940조 원으로 사상 최대입니다. 돈은 있는데 돌지 않습니다. 거리의 소비는 얼어붙었고, 중소상공인의 매출은 팬데믹 이전의 82% 수준에서 회복이 멈췄습니다. “경기는 회복 중”이라는 정부 브리핑이 무색하게, 체감은 정반대입니다. 서울 마포의 한 카페 주인은 말합니다. “커피 가격을 올리고 싶지만, 손님이 줄까봐 못 올려요. 하루 매출이 30만 원대에서 20만 원대로 떨어졌어요.” 통계는 숫자로 보여주지만, 경제의 체온은 이런 현장에서 느껴집니다. 소비가 줄면 자영업은 줄어들고, 고용이 줄면 임금이 멈춥니다. 최근 전문가들은 “심리적 경기침체(consumer gloom)”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숫자로는 불황이 아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움츠러들었다는 뜻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향후 6개월 소비계획이 줄었다’는 응답이 62%에 달했습니다. 사람들은 불황보다 불안에 먼저 반응합니다. 경기보다 심리가 먼저 식고, 심리가 먼저 회복됩니다. 이 악순환의 근본에는 심리와 분배의 균형이 있습니다. 소비는 소득이 있어야 가능하고, 소득은 생산이 돌아야 생깁니다. 그러나 생산이 늘어도 소득이 위로만 쌓이면 대다수의 소비 여력은 줄어듭니다.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순환의 속도로 움직입니다. 지금 그 속도가 느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엔진이 꺼지지 않으려면, 누가 먼저 불을 붙일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돈은 흐를 때 경제가 되고, 멈출 때 불안이 됩니다.” 지금의 한국경제는 바로 그 경계에 서 있습니다.
경제학의 고전적 논쟁은 언제나 ‘공급이냐, 수요냐’였습니다. 케인스(John M. Keynes)는 1936년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효수요가 부족하면, 자본은 잠든다.” 🔹 유효수요이론 (Effective Demand Theory) 이 이론은 경제가 스스로 균형을 찾지 못한다고 봅니다. 수요가 줄면 생산이 줄고, 고용이 감소해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 구조가 생깁니다. 즉, 소비가 부족하면 공급은 의미를 잃습니다. 경제의 실질 성장률은 ‘얼마나 많이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팔릴 수 있는가’로 결정됩니다. 한국의 현실은 이 이론의 전형적 사례입니다. 내수 비중은 GDP의 절반 이하로, 수요의 절반이 수출에 의존합니다. 가계부채는 GDP의 104%를 넘고, 청년층의 실질소득은 10년 전보다 9% 감소했습니다. 수요가 약하면 자본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유효수요이론은 이 고리를 정확히 설명합니다. 🔹 분배성장모형 (Demand-led Growth Model) 1950년대 이후 포스트케인지언(Post-Keynesian) 학파가 발전시킨 이론으로, 임금분배율이 높을수록 경제성장이 촉진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임금이 늘면 소비가 늘고, 이는 다시 생산을 자극하여 투자와 성장을 유도합니다. 반대로 이윤 중심 구조가 심화되면, 기업의 자금은 쌓이지만 수요 부족으로 투자 효율이 떨어집니다. 최근 IMF 연구(2024)에 따르면, 임금분배율이 1%p 증가할 때 장기 GDP는 평균 0.3% 상승했습니다. 이 이론은 한국경제의 현실과 맞닿습니다. 지난 10년간 기업 이익률은 높아졌지만, 노동소득분배율은 65%에서 61%로 하락했습니다. 수익은 늘었는데, 소비는 늘지 않았습니다. 성장의 핵심은 “누가 돈을 쓰는가”입니다.
Q1. 왜 한국경제의 소비는 약해졌을까? 2025년 3분기 기준 가계소득 증가율은 2.2%지만, 물가상승률은 3.4%입니다. 실질소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습니다. 하위 40% 가구의 소비성향은 2010년 77%에서 2025년 69%로 하락했습니다. 소비가 줄면 내수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고용이 줄어 다시 소비가 위축됩니다. 유효수요이론은 이를 “수요의 자기소멸 과정”이라 부릅니다. 결국 소비 위축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성장엔진의 속도 저하입니다. Q2. 기업은 왜 투자하지 않는가?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사상 최대인데, 설비투자는 10년째 정체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팔릴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 미하우 칼레츠키(M. Kalecki)는 말했습니다. “투자는 이윤이 아니라 수요의 함수다.” 즉, 소비가 확실할 때만 기업은 투자합니다. 자본이 쌓여도 수요의 신호가 없다면, 투자는 멈춥니다. 유효수요이론은 이를 ‘기대의 결핍’으로 해석합니다. Q3. 임금이 늘면 물가가 오를까? 많은 이들이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믿지만, 데이터는 다릅니다. OECD(2024)에 따르면 임금이 1%p 오를 때 GDP는 평균 0.4% 성장했습니다. 소비가 늘어 생산이 증가하고, 고용이 유지되며, 총수요가 확대된 결과입니다. 물가보다 중요한 건 분배의 구조입니다. 임금이 올라가도 상위 10%에 집중되면 수요는 여전히 약합니다. 분배성장모형은 “누가 소득을 얻는가가 경제의 지속성을 결정한다”고 설명합니다. Q4.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케인스주의의 핵심은 “시장에 맡겨두면 수요는 자동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최종 수요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인프라, 돌봄, 주거, 그린전환 같은 공공투자는 민간의 수요를 보완합니다. 그러나 단기 부양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순환 복원이 필요합니다. 복지는 지출이 아니라 ‘내수 인프라’입니다. Q5. 소비와 투자는 어떤 균형을 가져야 하나? 한국은 여전히 투자주도형 경제입니다. 수출과 제조업이 GDP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내수 비중이 약하면 성장의 변동성이 커집니다. 2025년 민간소비 비중은 GDP의 47%, 투자는 29% 수준입니다. 선진국 평균(소비 60%, 투자 20%)과 비교하면 불균형이 뚜렷합니다. 소비가 투자로, 투자가 다시 소비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필요합니다. <데이터 요약: 2000~2025년 소비·투자 비중 추이> 2000년: 소비 53% / 투자 35% 2010년: 소비 50% / 투자 31% 2020년: 소비 48% / 투자 30% 2025년: 소비 47% / 투자 29% 수치는 작게 변하지만, 성장의 중심이 기업에서 가계로 옮겨가야 함을 시사합니다. Q6. 순환이 멈추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수요가 줄면 생산이 멈추고, 고용이 줄어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바로 유효수요이론이 말하는 ‘수요의 악순환’입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가동률은 10년 만에 최저치(72%)를 기록했습니다. 고용지표가 좋아 보여도 비정규직 증가율은 5%를 넘었습니다. 일자리는 늘었지만 소비는 늘지 않는 역설이 벌어집니다. Q7. 세계의 방향은 무엇인가? 미국은 소비주도형, 독일은 수출주도형, 중국은 투자주도형 경제입니다. 그러나 세 나라는 모두 공통적으로 내수 강화 전략을 추진합니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며, 각국은 ‘국내 수요의 자립’을 강화했습니다. 한국도 더 이상 수출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수출로 성장하던 나라에서, 수요로 성장하는 나라로” — 이것이 2020년대 한국경제의 전환점입니다. Q8. 한국경제가 다시 움직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결국 누군가 먼저 써야 합니다. 가계의 소비, 정부의 투자, 기업의 혁신 중 어느 하나라도 불을 붙여야 순환이 시작됩니다. 성장의 본질은 ‘용기’입니다. 기다림이 아니라 행동으로 시작되는 수요가 경제를 움직입니다. 소비가 돌아오면 투자도 따라옵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성장의 시계가 다시 움직입니다. “경제를 바꾸는 건 숫자가 아니라 신뢰다.”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일 때, 경제도 움직입니다.

① 임금주도형 성장으로의 정책 전환 한국경제의 가장 큰 과제는 ‘소득이 도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생산성과 연동된 임금체계를 도입해 중간임금대의 근로자를 두텁게 해야 합니다. 독일의 ‘협약임금제’, 일본의 ‘임금연동 혁신펀드’처럼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임금이 늘어야 소비가 살아나고, 기업 매출이 늘어야 다시 투자로 이어집니다. ② 소비 기반 확충형 재정정책 복지지출은 ‘지출’이 아니라 ‘내수 인프라’입니다. 사회서비스·교육·주거 투자로 직접소득 효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의 재정 역할은 일시적 경기 부양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지방소비 진작과 돌봄·의료 서비스 확충은 지역 내수 순환을 회복시키는 핵심 전략입니다. ③ 중소기업의 수요 연결 강화 공공조달을 통해 초기시장을 보장하고, 대기업–스타트업 연계형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합니다. 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새로운 시장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수요의 다양성이 곧 혁신의 다양성입니다. ④ 투자 활성화의 질적 전환 반도체·배터리 중심의 하드웨어 투자에서, AI·바이오·에너지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2024년 ESG 투자 규모는 78조 원으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습니다. 이 흐름을 국가 차원에서 제도화하고, 디지털 산업에 대한 장기투자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⑤ 소비심리 회복 전략 가계부채 완화, 생활금융 안정, 청년층 자산형성 지원이 필요합니다. 소비를 ‘위험’이 아닌 ‘신뢰의 행위’로 인식시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언론과 정책이 동시에 ‘불안보다 희망’을 전달할 때, 소비는 돌아옵니다. 정책의 신뢰가 곧 경제심리를 살리고, 경제심리가 결국 성장을 회복시킵니다. “소비와 투자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파트너다. 한쪽이 먼저 움직이면, 다른 한쪽이 따라온다.”
성장은 숫자로 측정되지만, 시작은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기대, 신뢰, 희망이 살아 있을 때 사람은 지갑을 엽니다. 한국경제가 다시 뛰려면, 이 세 단어가 돌아와야 합니다.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통계가 아니라 사람의 믿음입니다. 코로나 이후 불확실성과 피로감이 쌓이면서, 신뢰의 회복은 느려졌습니다. 사람들은 통계보다 체감을 믿고, 뉴스보다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립니다. “나부터는 아직”이라는 심리가 경제를 묶어둡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회복은 그 ‘한 사람의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한 사람의 소비가 한 나라의 신호가 되고, 한 기업의 결단이 한 시대의 전환이 됩니다. 기업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다릴 수 있지만, 경제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소비가 돌아오면 투자도 따라옵니다. 누군가 먼저 움직일 때, 시장의 심장박동은 다시 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책도, 기업도, 개인도 ‘기다림의 경제’를 버려야 합니다. 성장은 결국 ‘신뢰의 순환’입니다. 신뢰가 소비를 낳고, 소비가 투자를 부르고, 투자가 다시 신뢰를 만듭니다. 이 선순환의 고리를 복원하는 것이 진짜 회복입니다. 경제의 심장은 시장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문장은 이것입니다. “경제는 그래프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으로 움직인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남는 것은 결국 신뢰의 경제학입니다. 그것이 한국경제가 다시 뛰는 유일한 길입니다.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는 공급이 아니라 수요의 문제입니다. 유효수요이론은 소비가 줄면 기업이 멈추고, 기업이 멈추면 고용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설명합니다. 분배성장모형은 임금이 늘어야 소비가 살아나고, 소비가 늘어야 투자가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현재 한국의 소비 비중은 GDP의 47%, 투자는 29%로 선진국 대비 불균형이 뚜렷합니다. 신뢰가 회복되면 수요가 살아나고, 수요가 살아나면 경제가 움직입니다. 정부는 정책의 예측성을, 기업은 투자 의지를, 시민은 소비의 용기를 회복해야 합니다. 결국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신뢰의 순환으로 작동합니다. “성장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순환이다.”
Q1. 유효수요이론이란 무엇인가요? 소비와 투자의 부족이 생산을 제약하며, 수요가 경제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이론입니다. Q2. 소비가 줄면 왜 문제가 되나요? 수요가 줄면 생산과 고용이 감소해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한국경제의 둔화는 바로 이 유효수요 부족 때문입니다. Q3. 기업 투자가 멈추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금이 아니라 수요 부족입니다. 팔릴 확신이 없으면 설비투자는 미뤄집니다. Q4. 임금 인상이 물가를 자극하나요? 생산성 향상과 병행되면 오히려 성장률이 높아집니다. 문제는 물가가 아니라 분배 구조입니다. Q5. 한국경제의 성장 구조는 어떤가요? 투자 중심 구조에서 소비 중심 구조로 이동 중입니다. 내수 확충이 성장의 관건입니다. Q6. 성장을 회복하는 핵심은 무엇인가요? 신뢰입니다. 소비가 돌아오고, 투자와 고용이 연결될 때 경제는 다시 움직입니다.
[시리즈 1편] 사람이 줄면 경제도 달라진다 — 인구감소와 성장의 이론 [시리즈 2편] 한국경제는 이제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 산업 구조변화 분석 [시리즈 4편] 혁신이 없으면 성장도 없다 — 내생적 성장 이론 [시리즈 5편] 제도가 바뀌면 경제가 달라진다 — 신제도경제학의 통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