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일 : 2025-09-12 | 수정일 : 2025-09-12 | 조회수 : 10 |
“‘공실지옥’ 가로수길, 600억→480억…‘제발 팔려라’” [헤럴드경제, 2025.09.09] → 가로수길의 5층 상가가 공실로 장기간 방치되어 경매에 나온 사례. 상가 절반 이상이 비어 있고, 공실률이 급등했다는 보도. “가로수길 상가 공실률 40% 돌파… ‘유령 상권’ 전락 위기” [공실뉴스, 2025.09.??] → 최근 조사에서 가로수길 상가 공실률이 40%를 넘어섰고, 상권이 유령 상권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함. “가로수길 텅 비었는데…20분 거리 이곳은 북적북적” [아시아경제, 2025.06.26] → 코로나19 이후 방문객 감소, 유명 브랜드의 점포撤退, 공실률 급등 등이 나타나고 있음. “가로수길도 5곳 중 2곳은 공실, 공실 증가 원인과 해결법” [뉴닉, 2025.06.27] → 중대형 상가 중심으로 공실이 급증 중이며, 온라인 소비 증가, 높은 임대료 등이 원인으로 언급됨. “붐비던 가로수길…지금은 ‘임대’ 전단만” [쿠키뉴스, 2025.08.31] → 거리 곳곳에 임대 및 통임대 전단만 남아 있고, 손님보다 빈 상가가 더 눈에 띈다는 체감 보도. ------------------------------------- 한때 ‘트렌드의 심장’이라 불리던 강남 가로수길.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는 인파가 몰렸고, 해외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장소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실률이 40%를 넘어섰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옵니다. 화려했던 거리는 이제 곳곳이 비어 있고, 임대 문의만 넘쳐나는 ‘유령 상권’으로 변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그 원인은 단순히 코로나19의 여파 때문만은 아닙니다. 임대료 급등, 특색 없는 브랜드 점령, 온라인 쇼핑 확산,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이동이 겹치면서, 가로수길의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었습니다. 여기에 신사·압구정 일대의 재개발 이슈, 성수동과 같은 신흥 상권으로의 소비자 유출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더 이상 ‘핫플레이스’가 아닌 가로수길의 모습은 한국 도시 상권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단순한 한 거리의 몰락이 아니라, 도시 공간이 어떻게 소모되고 재편되는지, 또 상권 생애 주기와 젠트리피케이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로수길 몰락 현상을 사회이론적 시각과 뉴스 분석을 통해 다각적으로 조명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와 도시경제에 던지는 함의를 살펴보며, 향후 정책적·사회적 대응 방향도 고민해 보려 합니다.
도시의 한 거리가 흥했다가 쇠퇴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몇 가지 중요한 사회학적·경제학적 이론을 떠올리게 됩니다. 먼저, 도시 생태학 이론은 시카고 학파 사회학자들이 20세기 초에 제시한 틀입니다. 도시를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고, 인구와 자원의 흐름에 따라 특정 지역이 성장하다가 다른 지역에 밀려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마치 숲에서 나무가 햇빛과 양분을 두고 경쟁하듯, 도시의 상권도 시간이 지나면 흥망성쇠를 겪게 된다는 것이죠. 여기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개념이 등장합니다. 원래는 낙후된 지역에 중산층이 들어오며 재생되는 현상을 뜻했지만, 지금은 임대료 상승과 원주민·소상공인의 밀려남을 상징하는 단어로 더 자주 쓰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일종의 ‘역설’을 보여줍니다. 새로움을 좇아 모여든 이들이 만들어낸 인기와 활력이, 곧바로 높은 비용으로 되돌아와 그들을 다시 밀어내 버리는 순환 구조 말입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틀은 소비사회 이론입니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가 단순히 ‘필요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 ‘상징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때 가로수길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나는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드러내는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상징이 희미해지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곳을 찾지 않게 됩니다. 플랫폼 경제론도 중요한 렌즈입니다.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 앱이 확산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소에서 경험과 감각을 제공하는 무대로 바뀌어야 했습니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상권은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죠. 마지막으로, 리스크 사회 이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울리히 벡은 현대 사회를 ‘위험의 분배가 새로운 불평등을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지역 상권의 몰락도 일종의 위험 재분배 현상입니다. 위험을 회피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소비자와 자본은 성수동, 한남동 등 새로운 공간으로 빠르게 이동했고, 남겨진 지역은 상대적 위험을 떠안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이론은 단순히 거리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움직임을 읽어내는 창입니다. 도시 공간은 언제나 ‘사람, 자본, 상징, 위험’이 얽혀 만들어지는 무대이며, 가로수길은 그 무대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한 장면일 뿐입니다.
가로수길은 한때 “서울에서 가장 힙한 거리”라 불렸습니다. 해외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이자, SNS 사진으로 도배된 공간이었죠.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언론은 이 거리를 “공실률 1위 상권”, “텅텅 빈 쇼핑 거리”라고 보도합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먼저 임대료 상승과 상권 포화 문제가 지적됩니다. 서울시와 상가정보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가로수길 일대 점포 임대료는 전성기였던 2015~2017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유입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높은 임대료는 대형 프랜차이즈만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개성 있는 로컬 브랜드와 소상공인 가게들은 밀려나갔습니다. 둘째, 소비 트렌드의 이동입니다. 언론은 “성수동, 한남동, 연남동 등 신흥 상권으로 젊은 세대가 발길을 돌렸다”고 보도합니다. 이 지역들은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기 전에 독창적인 카페와 편집숍이 모여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었고, SNS에서 ‘핫플’로 떠올랐습니다. 반면 가로수길은 지나치게 상업화되면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 거리’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셋째, 온라인 소비의 확산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온라인 쇼핑과 배달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했습니다. 패션과 뷰티의 중심지였던 가로수길은 더 이상 ‘직접 가서 사야 하는 곳’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매체들은 “MZ세대는 오프라인보다 디지털 경험을 선호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로수길 쇠퇴의 원인 중 하나로 꼽습니다. 넷째, 사회적 리스크와 안전 문제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강남 일대에서 발생한 집단 시위, 교통 혼잡, 범죄 사건들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일부 소비자는 강남권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대중교통 혼잡과 주차난은 “즐겁게 소비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불만을 낳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일부 기사들은 “가로수길은 여전히 관광객에게는 의미 있는 공간”이라고 보도한다는 점입니다. 면세점 쇼핑과 연계된 외국인 관광객 수요는 아직 남아 있지만, 내국인 특히 2030세대의 관심이 줄어든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징조가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실률 증가, 임대료 하락, 리모델링을 통한 재활성화 시도 등이 그것입니다. 강남구청은 예술 프로젝트와 야외 행사를 열어 다시 활기를 불어넣으려 하지만, 언론은 “이미 한물간 상권을 되살리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요컨대, 가로수길의 몰락은 단순히 한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도시 상권이 반복적으로 겪는 사이클의 일부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임대료 급등, 소비자 트렌드 이동, 디지털 전환, 사회적 위험 요인—all of these가 겹치며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가로수길의 쇠퇴는 단순히 “한때 잘 나갔던 거리의 몰락”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도시 소비문화가 겪는 구조적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이 현상에서 우리는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첫째, 상업화의 역설입니다. 임대료 상승과 대기업 브랜드의 진출은 단기적으로 거리를 화려하게 만들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창성을 잃게 합니다. 이는 홍대, 신사동, 명동 등 여러 상권에서 반복된 패턴입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임대료 공시제, 소상공인 보호 정책 등을 통해 지역 특색을 유지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소비자의 발걸음은 ‘다양성’을 따라간다는 사실입니다. MZ세대는 단순한 쇼핑보다 체험적 가치, 차별화된 스토리를 찾습니다. 성수동이나 연남동이 뜬 이유는 독창성과 실험성에 있었지, 대형 프랜차이즈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기업은 이제 ‘브랜드 파워’만이 아니라, 지역과 호흡하는 콘텐츠·문화 기획으로 경쟁해야 합니다. 셋째, 디지털 전환과 오프라인 공간의 재정의입니다. 온라인 쇼핑·배달 플랫폼은 이미 생활화되었고, 이는 오프라인 상권에 위기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오프라인 공간은 ‘만남과 경험의 장’으로 다시 정의될 수 있습니다. 가로수길도 단순 쇼핑보다는 문화예술, 로컬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체험 공간으로 변신할 여지가 있습니다. 넷째, 사회적 갈등과 위험 관리입니다. 교통 혼잡, 안전 문제, 시위 등은 상권의 매력을 떨어뜨립니다. 장기적으로는 공공 교통망 확충, 스마트시티형 교통·안전 관리, 야간 치안 강화 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도시 상권은 단순한 소비의 무대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 안전과 직결된 공적 공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다섯째, 시민의식과 선택입니다. 결국 소비자가 어떤 공간을 지지하느냐가 상권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다 똑같은 브랜드 거리”에 발길을 돌리는 대신, 지역 고유의 색채와 소상공인의 시도를 응원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개개인의 선택을 넘어, 도시 문화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지켜내는 시민적 행동입니다. 제언하자면, 가로수길은 되살릴 수 없는 공간이 아닙니다. 다만 “또 다른 성수동”이 되려면 과거의 화려함을 복제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 스토리와 사회적 실험의 장으로 재편해야 합니다. 공공(정부·지자체), 민간(기업·상인), 시민이 함께 설계하는 ‘협력형 상권 거버넌스’가 그 해답일 수 있습니다.
가로수길의 몰락은 단순히 한 거리의 흥망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만들어온 도시 소비문화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가로수길은 ‘작은 파리’를 꿈꾸던 개성 있는 카페와 디자이너 숍들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높은 임대료와 대기업 브랜드가 점령하면서 독창성은 사라지고, 소비자의 발길도 줄었습니다. 이 과정은 한국 사회의 성장과 쇠퇴의 사이클을 잘 보여줍니다. 빠른 성공과 확장 뒤에는 피로와 공실이 남고, 그 자리를 새로운 지역이 대체합니다. 명동에서 홍대, 홍대에서 가로수길, 그리고 다시 성수동·연남동으로 옮겨간 흐름은 그 반복의 증거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현상이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재생산이라는 점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가로수길 같은 상권이 단순히 경제적 공간을 넘어 문화적 상징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 가면 내가 앞서간다’는 사회적 지위 욕망, ‘여기서 사진을 찍어야 인정받는다’는 디지털 세대의 문화적 자본 축적 욕망이 그곳을 지탱했습니다. 따라서 가로수길의 쇠퇴는 단순한 소비 행태 변화가 아니라, 세대의 가치관 전환을 반영합니다. 이제 젊은 세대는 브랜드보다 다양성, 소유보다 경험, 과시보다 진정성을 더 중요시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로수길의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거리는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도시 재생의 실험실이 될 수 있습니다. 상업적 성공만 좇던 과거의 모델을 넘어, 주민·상인·예술가·지자체가 함께 꾸려가는 협력형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 축제, 공공 예술, 로컬 브랜드 육성 등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국제적으로도 비슷한 사례는 많습니다. 뉴욕의 소호(SoHo), 런던의 쇼디치(Shoreditch), 도쿄의 시모키타자와(下北沢)는 모두 한때 쇠퇴했지만, 창의성과 협력적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다시 도시 문화의 중심으로 부활했습니다. 가로수길이 다시 살아나려면 그저 ‘성수동을 따라잡자’는 모방이 아니라, 한국적 현실 속에서 고유한 정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결국 가로수길의 쇠퇴는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떤 도시 문화를 만들고 싶은가? 화려하지만 짧은 흥망의 반복인가, 아니면 지속 가능한 다양성과 협력의 공간인가? 가로수길은 한국 사회가 소비의 도시에서 공존의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지 시험하는 상징적 무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