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일 : 2025-09-03 | 수정일 : 2025-09-03 | 조회수 : 14 |
“2030세대, 전통시장 방문 늘며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부각” [조선일보, 2025.08.29] “전통 시장, 젊은이들에게 핫플로 재조명—56.5%가 ‘힙하다’고 응답” [매거진 한경, 2025.04.14] “20대 26.8%, 30대 20.0%, ‘데이트·구경’ 목적으로 전통시장 찾는다” [매거진 한경, 2025.04.14] ----------------------------------- 서울의 한 전통시장 골목길. 오래된 간판과 좁은 골목, 손때 묻은 좌판이 이어지는 풍경 속에 의외의 장면이 펼쳐집니다. 20~30대 젊은이들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음식 사진을 찍고, 친구와 함께 웃으며 길거리 음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부모님 세대나 어르신들이 생필품을 구입하러 오는 곳으로만 여겨졌던 전통시장이, 이제는 청년 세대의 문화적 핫플레이스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조사와 언론 보도는 이 현상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2025년 8월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직장인 2030세대 7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반(53.4%)이 “전통시장을 문화 공간으로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단순히 장을 보거나 물건을 사는 기능을 넘어, 체험·소통·여가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해 4월 매거진 한경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5%가 “MZ세대에게 전통시장이 힙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는 데 동의했고, 특히 20대의 26.8%, 30대의 20.0%는 “데이트나 나들이 목적”으로 전통시장을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통시장이 단순한 거래의 장소가 아니라, 문화적 경험과 사회적 교류의 무대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나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 속에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소비문화와 도시 구조, 그리고 공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흐름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이 제공하지 못하는 감각적 체험과 사람 간의 교류가, 오히려 낡고 오래된 전통시장이라는 무대에서 새롭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공간, 전통이지만 젊게 소비되는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왜 하필 전통시장인가?” 단순히 ‘저렴하다’거나 ‘맛있는 음식이 많다’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것은 이미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충족 가능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현상은 소비의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 사회적·문화적 의미를 지닌 행동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언론 보도는 전통시장의 부활을 “청년층이 이끌어낸 핫플 트렌드” 정도로 요약하지만, [in the news]의 렌즈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소비문화이론은 전통시장을 찾는 행위가 자기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문화적 실천임을 설명할 수 있고, 도시사회학은 쇠퇴한 공간이 어떻게 새로운 세대에 의해 재해석되고 사회적 접점으로 재구성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공간이론은 전통시장이 단순한 물리적 장소를 넘어, 의미와 체험이 중첩된 ‘제3의 공간’으로 사회적으로 재생산되는 과정을 드러냅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뉴스로 보도된 현상을 넘어, 전통시장을 둘러싼 소비문화·도시사회·공간의 이론적 프리즘을 통해 이 변화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시장의 부활 이야기가 아니라, 2030세대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도시문화의 탄생이라는 더 큰 물결을 이해하는 작업일 것입니다.
1) 소비문화이론 (Consumer Culture Theory, CCT) 소비문화이론은 2000년대 이후 마케팅과 문화연구, 사회학에서 주목받은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소비를 단순히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CCT는 소비가 단지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는 행위가 아니라, 정체성과 문화를 창조하는 상징적 행위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단순히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스타벅스가 지닌 상징성—세련됨, 글로벌 감각, 혹은 ‘자기 관리’라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소비는 곧 자아 표현(Self-expression)이며, 동시에 사회적 신호(Social signaling)입니다. 이 이론의 기초에는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가 있습니다. 부르디외는 사람들이 소비를 통해 계층적 위치를 드러내고, 문화적 자본을 축적하며, 사회적 위계를 재생산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우리가 무엇을 먹고, 입고, 경험하는가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누구인지를 말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소비문화이론은 오늘날 젊은 세대가 왜 전통시장 같은 공간을 ‘선택’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효합니다. 그것은 값싼 물건 때문이 아니라, 그 공간을 경험하는 자신을 소비하는 행위, 즉 경험의 상징적 가치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2) 도시사회학 (Urban Sociology) 도시사회학은 도시라는 공간을 단순히 물리적 집합체가 아니라 사회적적 관계가 응축된 장(場)으로 바라봅니다. 시카고학파의 고전 연구들은 도시의 하위 문화, 이주민 공동체, 빈민가 연구 등을 통해 도시가 가진 복합성과 다양성을 밝혀냈습니다. 루이스 워스는 도시를 “대규모, 밀집, 이질성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도시에 사는 개인들이 익명성과 분절성을 경험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시사회학에서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공간의 재구성입니다. 쇠퇴한 공간이 어떻게 다시 활성화되고, 새로운 세대나 계층에 의해 다른 의미로 점유되는가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낡은 공장이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변모하거나, 오래된 골목이 ‘맛집 거리’로 탈바꿈하는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전통시장 역시 도시사회학적 맥락에서 볼 때 단순한 ‘재래 공간’이 아니라, 세대 교차와 새로운 문화적 의미가 생성되는 도시 재생의 무대입니다. 3) 공간이론 (Henri Lefebvre, Edward Soja) 프랑스 사회학자 앙리 르페브르는 『공간의 생산(The Production of Space)』에서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토대가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힘이 교차하며 재생산되는 결과물로 보았습니다. 그의 핵심 명제는 “공간은 사회적으로 생산된다”입니다. 즉, 건물과 도로라는 물리적 요소만으로 공간을 이해할 수 없으며,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공간은 전혀 다른 것이 됩니다. 르페브르는 공간을 세 가지 차원으로 설명했습니다. ❶ 물리적 공간(Physical space): 건물, 거리, 시장과 같은 실재하는 물리적 구조. ❷ 표상 공간(Representational space): 문화, 상징, 이미지가 덧입혀진 공간. ❸ 체험 공간(Lived space): 사람들이 실제로 경험하고 상호작용하며 의미를 생산하는 공간. 이 틀에 따르면,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리적 거래의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의 체험과 상징이 교차하는 ‘제3의 공간’입니다. 에드워드 소자는 이를 이어받아 ‘제3의 공간(Thirdspace)’ 개념을 강조했습니다. 제3의 공간은 기존의 객관적 공간(지도나 건축도면)과 주관적 공간(기억과 상징)을 넘어,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는 체험적·역동적 공간을 뜻합니다. 전통시장은 과거에는 생필품 거래의 제1공간이었지만, 오늘날 2030세대에게는 힙플, 체험, SNS 콘텐츠 생산지라는 제3의 공간으로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4) 이론들의 상호보완성 이 세 가지 이론은 각각의 관점에서 전통시장 현상을 조명하지만,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합니다. - 소비문화이론은 왜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문화적 소비’의 대상으로 선택하는지를 설명합니다. - 도시사회학은 이 변화가 도시 구조와 공동체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줍니다. - 공간이론은 전통시장이 단순한 물리적 장소를 넘어 새로운 의미와 정체성을 생산하는 장임을 밝힙니다. 즉, 소비자의 동기와 사회적 구조, 그리고 공간의 변모라는 세 축이 맞물릴 때 우리는 비로소 “2030세대의 전통시장 재발견”이라는 현상을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선 이론적 설명을 토대로, 이제 실제 뉴스에서 보도된 “2030세대의 전통시장 방문 증가” 현상을 이론의 프리즘을 통해 해석해보겠습니다. 단순히 ‘트렌드’로만 이해하면 현상에 머무를 뿐입니다. 그러나 소비문화이론, 도시사회학, 공간이론의 관점을 적용하면 이 현상은 훨씬 더 구조적이고 심층적인 의미를 띤 사건으로 드러납니다. 1) 소비문화이론으로 본 전통시장 방문 소비문화이론에 따르면 소비자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경제적 행위자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사회적 의미를 창조하는 문화적 행위자입니다. 이 시각에서 볼 때, 2030세대가 전통시장을 찾는 것은 단순히 ‘채소와 과일을 싸게 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공간을 경험하고, 사진을 찍어 공유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경험의 소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선일보 보도에서 2030세대 직장인 과반이 “전통시장을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인식한다”고 응답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전통시장은 단순 거래의 장소가 아니라, 자기표현의 무대입니다. SNS에 올리는 한 장의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나는 이런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이라는 신호(signaling)입니다. 부르디외가 말한 문화자본의 축적이 바로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통시장에서의 소비는 가격이나 품질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힙하다’는 감각,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다는 자기 확신, 그 공간을 공유하는 집단적 즐거움이 결합된 복합적 소비행위입니다. 2) 도시사회학적 맥락: 쇠퇴한 공간의 재점유 도시사회학은 낡은 공간이 새로운 세대에 의해 다시 점유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주목합니다. 전통시장은 오랫동안 ‘구시대적 유통 구조’로 치부되며 쇠퇴해왔습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이 생활 필수재를 공급하는 주요 채널이 되었고, 전통시장은 점차 ‘어르신들의 장보기 공간’으로 국한되었습니다. 그러나 2030세대는 이 공간을 다시 점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단순히 ‘필요해서’ 시장에 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 경험을 위해 시장에 온다는 것입니다. 매거진 한경 조사에서 20대의 26.8%, 30대의 20.0%가 “데이트나 나들이 목적으로 시장을 찾는다”고 응답했습니다. 이것은 시장이 ‘생필품 구매 공간’에서 ‘여가와 문화 체험 공간’으로 변모했음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은 도시사회학에서 흔히 말하는 도시 재생(Urban regeneration)의 맥락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이나 공간이 청년 세대의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활력을 얻는 현상은 세계 여러 도시에서도 발견됩니다. 뉴욕의 첼시 마켓, 런던의 보로 마켓, 도쿄의 아메요코 시장은 과거의 흔적을 간직하면서도 젊은 세대의 문화적 소비 무대로 재탄생했습니다. 한국의 전통시장도 이 흐름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3) 공간이론의 적용: 제3의 공간으로서의 전통시장 르페브르의 ‘공간의 사회적 생산’ 개념을 적용하면 전통시장은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닙니다. 그것은 물리적 구조, 상징적 의미, 체험적 경험이 중첩된 공간입니다. - 물리적으로, 전통시장은 오래된 건물과 골목, 좌판과 가게들이 모여 있는 물리적 공간입니다. - 상징적으로, 전통시장은 ‘한국적 정체성’과 ‘추억’이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 체험적으로, 오늘날 2030세대는 전통시장을 ‘힙플’, ‘체험 콘텐츠’, ‘SNS 공유의 무대’로 경험합니다. 이 세 층위가 중첩되면서 전통시장은 단순한 ‘구식 유통 공간’에서 ‘새로운 제3의 공간’으로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소자가 말한 ‘제3의 공간’은 바로 사람들이 직접 살아내고 경험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공간입니다. 전통시장은 지금 그 과정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4) 외국인의 시선과 글로벌 맥락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한국인 젊은 세대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최근 서울과 지방의 전통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생활을 체험하고자 합니다. 즉, 전통시장은 내국인 청년층에게는 ‘문화적 자기표현의 공간’이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현지 체험의 장’으로 기능합니다. 이는 전통시장이 단순히 지역 경제의 일부가 아니라, 글로벌 문화 교류의 무대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또한 소비문화이론과 공간이론이 설명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5) 함의 뉴스에서 보도된 ‘2030세대의 전통시장 방문 증대’는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 그것은 소비문화이론이 말하는 상징적 소비, 도시사회학이 말하는 공간의 재점유, 공간이론이 말하는 제3의 공간으로의 재생산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입니다. 2030세대는 더 이상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자신의 소비를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전통시장에서 경험을 구매하고, 문화를 소비하며, 정체성을 표현합니다. 이 현상은 곧 도시 문화와 공간의 재구성이라는 큰 물결의 일부입니다.
2030세대가 전통시장을 새롭게 해석하고 소비하는 방식은 단순한 세대 트렌드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소비문화이론, 도시사회학, 공간이론에서 설명된 맥락과 함께, 한국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전통시장은 이제 더 이상 “낡은 상거래 공간”이 아니라, 문화와 체험, 세대 교류, 글로벌 교류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정책적·사회적으로 수용하고 확장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가 됩니다. 1) 정책적 시사점: 단순 리모델링이 아닌 ‘문화적 재생산’ 과거 정부와 지자체의 전통시장 지원 정책은 주로 시설 현대화와 리모델링에 집중되었습니다. 주차장을 늘리고, 지붕을 설치하며, 화장실을 개선하는 등의 하드웨어적 접근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2030세대가 전통시장에 끌리는 이유는 단순한 물리적 편리함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유한 분위기와 독창적인 경험이 전통시장의 매력 요소입니다. 따라서 정책은 더 이상 “대형마트처럼 편리한 시장”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전통시장의 고유성을 보존하면서, 그 안에서 젊은 세대가 문화적 실험과 창의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예컨대, 청년 창업자가 전통시장에서 팝업 스토어나 퓨전 푸드점을 열 수 있게 하고, 공연이나 전시를 병행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2) 경제적 시사점: 소상공인과 청년의 협업 모델 전통시장은 소상공인들의 생존 기반이면서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소비문화이론의 관점에서 시장은 단순한 상품 거래소가 아니라, 가치와 정체성이 교차하는 장입니다. 이곳에서 소상공인과 청년 창업자가 협업할 수 있다면, 전통시장은 경제적 활력과 문화적 다양성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포(老鋪) 점포와 청년 브랜드가 협업하여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거나, 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청년 예술가의 전시 공간’으로 전환하는 시도는 충분히 실현 가능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시장 살리기’가 아니라, 세대 간 경제적 공생 모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3) 사회적 시사점: 세대 교류와 공동체 회복 도시사회학은 도시의 공간이 단순히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응축임을 강조합니다. 전통시장은 이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과거에는 장보기라는 생계 중심 활동의 무대였지만, 이제는 세대 간 교류와 공동체 회복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2030세대가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행위는 단순한 개인적 소비가 아니라, 지역 주민·상인·외국인 관광객과의 새로운 만남과 교류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 과정은 시장을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중심으로 재위치시키는 효과를 낳습니다. 결과적으로 전통시장은 사회적 고립과 세대 간 단절이 심화되는 현대 도시에서 연결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습니다. 4) 관광적 시사점: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서의 전통시장 르페브르와 소자가 말한 ‘공간의 사회적 생산’ 개념을 적용하면, 전통시장은 이제 단순한 ‘한국인의 장보기 공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살아 있는 한국 문화 체험의 장입니다. 외국인들은 시장에서 한국의 음식, 생활 방식,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직접 경험합니다. 이는 대형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코 얻을 수 없는 체험입니다. 따라서 전통시장은 관광 산업의 핵심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도시가 전통시장을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광장시장의 먹거리 골목, 부산 국제시장의 복합적 풍경은 외국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흐름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전통시장을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5) 제언: 미래를 위한 전통시장의 길 앞으로 전통시장은 단순히 ‘보존해야 할 유산’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할 수 있습니다. - 정책 차원: 시설 현대화 중심 지원에서 문화·콘텐츠 지원으로 전환. - 경제 차원: 소상공인과 청년 창업자의 협업 촉진, 빈 점포 활용 프로그램 운영. - 사회 차원: 시장을 세대 교류와 공동체 회복의 공간으로 재정의. 관광 차원: 전통시장을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전략 수립. 6) 종합적 함의 2030세대가 전통시장을 찾는 현상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소비문화·도시사회·공간의 재구성이라는 구조적 흐름 속에 있습니다. 전통시장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문화적 소비, 사회적 교류, 공간적 재생산의 무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정책과 사회가 제대로 수용한다면, 전통시장은 한국 도시문화의 중요한 미래 자산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이를 단순히 일시적 유행이나 이벤트로 치부한다면, 이 소중한 변화를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결국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전통시장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낡은 유통 공간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미래 도시문화의 핵심 무대로 볼 것인가?”
서울의 어느 전통시장 골목을 걸어가다 보면, 오래된 간판과 좁은 골목 사이로 엿보이는 새로운 풍경이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영상을 찍으며 시장 풍경을 담는 20대 청년, 시장 골목 벤치에서 떡볶이를 나눠 먹으며 웃음 짓는 젊은 커플, 낯선 향과 소리에 호기심을 보이며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 과거에는 생필품을 싸게 사려는 생활의 터전이었던 전통시장이, 오늘날에는 젊음과 호기심, 문화와 교류가 교차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단순한 ‘유행’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소비문화이론은 젊은 세대가 전통시장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고 문화적 자본을 축적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도시사회학은 쇠퇴했던 공간이 다시 점유되고 활성화되는 과정을 드러냅니다. 공간이론은 전통시장이 단순한 물리적 장소를 넘어 새로운 의미가 생산되는 제3의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세 가지 이론의 프리즘은 우리에게 한 가지 메시지를 던집니다. “전통시장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의 거울이다.” 전통시장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부활’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세대와 세대가 만나는 접점, 도시와 도시가 새롭게 호흡하는 방식, 그리고 지역과 세계가 연결되는 무대를 의미합니다. 한쪽에서는 노포 상인이 손때 묻은 기술로 음식을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청년들이 SNS를 통해 그것을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이 장면은 전통시장이 과거와 현재, 지역과 글로벌, 생활과 문화가 동시에 공존하는 역동적 공간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흐름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정책이 이를 단순히 ‘축제성 이벤트’로 소비하거나,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전통시장의 고유성이 사라진다면, 지금의 활력은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전통시장의 부활이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또 다른 불평등의 문제로 비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통시장의 재발견을 단순히 “2030세대가 즐겨 찾는 새로운 핫플”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 도시문화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중요한 자산”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여기에는 정책적 지혜와 사회적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전통시장이 가진 역사성과 독창성을 지키면서도,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결국 전통시장의 미래는 우리 사회가 어떤 도시와 문화를 꿈꾸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이 ‘효율’과 ‘편리함’의 상징이라면, 전통시장은 ‘체험’과 ‘교류’, 그리고 ‘삶의 온기’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거래의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세대가 연결되며, 문화가 새롭게 창조되는 무대입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떤 도시를 원하는가? 편리하지만 차가운 도시인가, 아니면 불편할지라도 따뜻하고 살아 있는 도시인가?” 전통시장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습니다. [in the news]가 이 현상을 조명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언론은 전통시장의 부활을 단순히 ‘2030세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보도하지만, 이론 저널리즘의 시각은 그것을 훨씬 더 깊은 차원에서 이해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그것은 단순한 소비의 변화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문화적 질서와 도시적 미래의 서막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