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작성일 : 2026-02-11 | 수정일 : 2026-02-11 | 조회수 : 4 |
서울로 이동해야만 소득이 개선되는 구조는 개인의 노력 문제가 아니라 Social Mobility, Matthew Effect, Path Dependence가 결합된 구조적 결과일 수 있다.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이 조언이 아니라 생존 전략처럼 들린다면, 우리는 이미 구조적 신호를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안 된다. 서울로 가야 한다.” 이 말이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하나의 생존 전략처럼 들리는 사회라면, 우리는 무엇을 의심해야 할까. 지역을 떠나야만 올라설 수 있는 구조, 그것은 개인의 선택일까, 아니면 시스템의 설계일까.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은행 등의 연구 보고서에서는 계층 이동성이 과거보다 둔화되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시되고 있다. 성공에 부모의 경제력과 사회적 배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 수도권 이주가 소득 개선의 주요 경로라는 통계, 지방에 머물 경우 자산 격차가 고착화된다는 구조적 경향. 언론은 이를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표현으로 다룬다. 정치권에서는 “지역 균형 발전”을 말한다. 청년들은 “서울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고 말한다. 표면적으로는 지역 격차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다. 사회 이동성(Social Mobility)의 구조적 문제다.
① Social Mobility – 이동이 멈추면 체제는 굳는다 사회 이동성은 단순히 “성공 사례”의 숫자가 아니다. 출발선이 달라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의 문제다. 경제학과 사회학은 이동성이 낮아질수록 불평등이 구조화된다고 본다. 기회의 구조가 특정 지역, 특정 계층에 집중될 때 이동은 점점 비용이 높은 선택이 된다. “서울로 가라”는 말은 기회가 전국에 분산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② Matthew Effect – 있는 자는 더 가지는가 로버트 머턴(Robert Merton)이 설명한 Matthew Effect는 간단하다. 이미 많이 가진 사람은 더 쉽게 더 많이 얻는다. 수도권은 교육, 네트워크, 일자리, 자본 접근성에서 집적 효과(agglomeration effect)를 가진다. 그 결과 출발선의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며 크게 벌어진다. 지역 격차는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축적 구조의 문제다. ③ Path Dependence – 경로는 스스로를 강화한다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e)은 초기의 선택이 이후 구조를 고정시키는 현상이다. 기업 본사가 수도권에 몰리고, 고급 인력이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투자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면 그 경로는 다시 강화된다. 한 번 형성된 중심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자원을 끌어당긴다. 결국 지방에 남는 선택은 합리적 계산으로는 불리해진다. 이 구조 속에서 개인은 잘못한 것이 없다. ④ 이동이 ‘유일한 전략’이 되는 순간 이동은 원래 선택지 중 하나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상승 경로가 되는 순간 사회는 균형을 잃는다. 지역에 남으면 손해, 떠나면 기회. 이것은 자유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압력의 문제다.
모든 나라에는 중심 도시가 있다. 문제는 중심의 존재가 아니라 주변의 소멸 가능성이다. 이동이 자유로운 사회는 건강하다. 그러나 이동하지 않으면 기회가 사라지는 사회는 건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우리는 지금 묻지 않을 수 없다. 서울로 가야만 희망이 생기는 구조가 과연 정상인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이동의 자유를 지키고 있는가, 아니면 이동의 강제를 구조화하고 있는가.